교통사고 후 요통이 올 때 놓치기 쉬운 진단

교통사고 후의 통증이 오는 부위로 목과 더불어서 흔한 곳이라고 하면 허리가 있을 수 있다.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경우 문진과 진찰을 통해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곳을 찾다보면 의외로 여러가지의 원인이 통증에 관여됨을 발견하곤 한다.

보통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디스크만을 떠올리기가 쉽고 현재 많은 의사들이 요통환자에게 디스크와 관련한 진단을 붙여주는 경우가 많으나 필자와 같은 통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디스크 관련 질환은 전체 요통 환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 같다. 그 외의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면 근육이나 인대의 염좌에 의한 요통, 근막동통 증후군, 천추부 지방섬유종, 요추 관절염에 의한 요통, 척추 전방전위증, 척추 압박골절 등 다양한 질환이 있을 수 있고, 교통사고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천장 관절염도 빼놓을 수 없다. 1995년 닥터 스왈처의 논문에 따르면 천장 관절 질환으로 인한 요통이 전체 요통의 최고 30%까지를 점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천장 관절 질환은 의외로 많으나 실제적으로는 많이 저평가되고 있는 질환이다.

천장 관절은 우리가 흔히 꼬리뼈라고 하는 천골과 골반을 이루고 있는 장골이 결합되어서 만드는 관절로써 허리에서 약간 아래쪽으로 엉덩이에 가깝게 위치해있다. 해부학적으로골반과 천골이 결합되어 고리 모양의 둥근 구조물을 만들고내부 장기들과 근육들이 그 안에 위치하게 되는데 만약 교통사고가 나게 되면 상황에 따라서 이 고리모양의 구조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골절과 같은 대형 손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고리가 흔들리면서 관절면과 관절을 보호하는 인대에 충격이 가해지는 정도의 경미한 손상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골절이나 탈골이 없다고 해서 경미한 손상이라고 표현을 했을 뿐이지 통증 자체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거북하게 될 수 있고 이런 경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대개는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저절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통증이 지속되면서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이행되여 평생 고생하면서 살 가능성도 있으므로 가능하면 조기에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만성화의 가능성을 차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천장 관절에 이상이 왔다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정작 통증을 일으키는 주 원인과는 거리가 먼 ‘디스크’ 관련 질환으로 잘못 진단되어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통증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천장 관절의 이상이 있는 경우 보존적인 치료로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를 사용하며, 물리치료를 할 때는 골반 안정화 운동을 통해서 천장 관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점차 튼튼해져서 지지를 잘 해주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증의 정도가 심하고 보존적인 치료로 호전이 없을 때는 주사요법을 시행하게 되는데 대개의 경우 단 한번의 주사요법으로 통증의 소실을 기대할 수 있으나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는 천장 관절 뿐만이 아니라 디스크나 요추 관절의 문제 등 광범위한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올 가능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교통사고 후의 요통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천장 관절 이상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가능성에 대해 세심한 관찰과 치료가 완치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