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옮겨다니는 통증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그냥 한가지 통증이나 증상이 생기는 환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몸도 욱신욱신하고 쑤시고, 머리도 무겁고 띵하다는 분들이 많다. 상식적으로 병이란(혹은 손상이란) 한 군데가 계속 아파야 할 것 같은데 오늘은 뒷목이 더 아프다가 내일은 어깨가 더 아픈식으로 여기저기가 옮겨다니면서 아프니 환자 자신도 혼동이 오고 치료하는 입장에서도 혼동이 올 수있다.

이렇게 증상이 자꾸 변하다보니 환자 주변에서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료나 친척 입장에서도 이 환자가 도대체 꾀병을 가진 것인지 진짜 아픈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물론 신체적으로 다쳤다기 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아서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이런 불안한 마음의 상태가 몸의 통증 등으로 나타나는 정신신체 장애라는 병이 생길 수도 있긴 하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환자의 몸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고 일리가 있다.

자주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 교통사고의 충격이 전해질때 신체를 똑바로 가누면서 몸을 손상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에서 자동차의 탑승자는 정상적으로 그다지 쓰지 않던 몸의 특정 근육을 아주 강하게 쓸 수도 있고, 몸이 거칠게 흔들리는 과정에서 인대나 힘줄의 장애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것이 바탕이 되면 교통사고 후에 몸이 회복되면서 전에는 아프지 않았던 부위들이 새로이 다시 아프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에게 치료를 받았던 20대의 여성 K씨는 처음에는 뒷목이 아프고 두통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물리치료, 소염제, 근이완제로 치료를 하다가 서서히 좋아지면서 나중에는 처음에는 아픈지도 몰랐던 허리가 점점 더 아파져서 주사 치료까지 하게 된 경우가 있었는데 결국은 완치가 되어 현업으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아마 경험이 많지 않은 의료인이나 일반인이 이런 것을 보았다면 이 환자를 꾀병 환자로 오해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0대 후반의 남성 또 다른L씨는 처음에는 허리가 아프다가 허리 통증에 대한 치료가 시작되면서 허리는 급속히 회복이 되었는데 나중에는 뒷목으로로 통증이 옮겨져서 새로운 치료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목의 통증을 치료하는 중에 어깨결림이 생기고 나중에는 흔히 담이 들었다고 표현하는 늑골 주변 근육 조직의 통증이 생겨서 온 몸의 통증을 다 치료할 일이 생기기도 했었다. 이 분의 보험회사에서 조차 이렇게 다양하게 골고루 아픈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지 보험금 치료를 지급을 거부하는 일까지 생겨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교통사고는 그 정신적, 육체적 충격이 합해지면서 몸에 다양한 통증과 증상을 유발한다. 이런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환자의 다양한 호소를 단지 정신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고 그 때 당시에 꼭 이루어져야 하는 필수적인 치료가 생략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필자와 같은 의료인이건, 일반인이건 교통사고의 통증의 다양성을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